공정여행
어떤 이는 계획 없이도 훌쩍 떠날 수 있지만 다른 어떤 이에겐 계획조차 쉽지 않은 일이 여행이다. 여행이라 하면 대부분 들뜨고 기대하는 마음을 안고 집을 나서지만 장애인에게 여행이란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며 선뜻 시작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 누구나 불편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문화공간을 제안하고자 한다. 수면 부근부터 두텁게 쌓이고 바다와 도심 사이로 밀려들며, 쉽게 걷히지 않는 해무는 장애인이 마주하는 사회적 상황과 비슷하다. 해무의 밑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위로 갈수록 빛을 받아 밝아지는 특성을 공간으로 풀어냈다. 지하로 진입하며 서서히 줄어드는 빛은 사용자에게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에 집중하게 하며, 모두가 동일한 조건하에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전체 공간을 연결하는 램프는 사용자들 스스로 공간을 거닐게 해 활동 영역을 확장시키고 천창과 곳곳에 큰 창들을 통해 증가하는 빛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공간을 제공하며, 사용자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 여행을 하면 각자의 방식대로 순간을 기록하는데 시각장애인들의 여행 기록법을 공유하는 청음 체험을 통해 다양한 여행 방식을 경험할 수 있다. 모두가 제약 없이 이용 가능한 베리어 프리 숙박시설은 그들에게 맞춰진 공간으로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최근 국내 관광이 활성화 됐지만 여전히 장애인 복지시설과 숙박시설이 부족한 강원도를 대상지로 선정했고, 장애인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며 가보지 못한 곳으로의 도약을 이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发布于2020-11-19